본격적으로 휴가를 떠나는 여름에는 갑자기 설사를 하거나 배앓이를 하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올 해는 무더위가 일찍 찾아와 냉방기구 사용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체온 조절이 미숙한 아이들은 실내외 온도차에 적응하지 못하고 어린이설사나 장염, 배앓이 등 소화기 질환을 쉽게 겪게 됩니다.
에어컨이나 선풍기 바람처럼 차가운 공기에 노출되면 체표의 혈류량이 늘어나는 반면 소화기관으로 가는 혈류량은 줄어듭니다. 이것이 여름철 아이들의 배앓이와 어린이설사의 주요 원인입니다. 특히 표현이 어려운 영유아의 경우, 다리를 웅크리면서 자지러지게 울거나 소화불량, 복부 불쾌감, 설사 등 위장장애를 호소하며 쉽게 피곤해하면 냉방병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여름철 빈번한 배앓이 증상을 예방하려면 실내외 기온 차가 5℃를 넘지 않도록 유지해야 합니다. 더운 곳에 있다가 갑자기 추운 실내로 들어와 생활하게 되면 냉방병을 유발할 뿐 아니라 여름철 면역력 저하의 주요 원인이 됩니다. 대형 쇼핑몰이나 키즈카페 등 외부 활동을 하게 될 때는 아이에게 얇은 가디건을 준비해 입혀주고, 땀을 흘린 상태에서 차갑고 건조한 공기에 노출되는 것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또한 잠자는 동안(특히 기온이 가장 많이 떨어지는 새벽 3시에서 6시)에도 선풍기나 에어컨 사용으로 복부가 찬공기에 노출될 수 있으니, 배 주위에 얇은 이불을 꼭 덮어주도록 합니다. 이불을 덮지 않는 아이라면 여름용 수면조끼나 내의를 바지 안으로 넣어 배가 노출되지 않도록 해줘야 합니다.
여름 휴가철에 장시간 이동을 위해 아이가 차 안에 있어야 하는 경우, 에어컨을 계속 켜두면 내부 공기질이 안좋아지고 공기가 건조해져 비염이나 코피, 감기 등 호흡기 증상으로 이어집니다. 차량 이동 시 창문을 열어 수시로 환기를 해주고, 휴게소 등에 들러 잠깐씩 몸을 움직이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정에서도 여름철 에어컨 사용 시 외부와의 공기 순환을 위해 2시간에 한번씩 환기를 하도록 합니다.
무더운 여름이라도 찬 음식은 가능한 피하는 것이 소화기관과 장에 좋습니다. 아이들은 더위에 입맛을 잃고 기력이 떨어지면 차가운 음식만 먹으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데, 찬 음식은 소화 기관의 온도를 떨어뜨려 소화기능이 더욱 약화됩니다. 아이스크림, 찬 음료수, 얼음물, 냉장고에서 바로 꺼낸 과일은 특히 주의가 필요하며 찬 음식을 먹은 직후 따뜻한 물 한 모금으로 속을 달래주거나 잠자리에 들기 전 미지근한 물을 먹는 습관을 만들어주도록 합니다. 차가운 음료수 대신 여름 건강음료인 생맥차나 제호탕으로 여름철 진액을 보충하고, 속을 냉하지 않게 관리해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한방에서는 여름철 배앓이 등 잔병치레를 예방하는 방법으로 초복 즈음에 ‘동병하치(冬病夏治)’ 치료를 합니다. 동병하치는 가장 더운 복날에 뜨거운 보양식을 먹는 것과 같이 혈자리에 한약재 패치를 붙여서 체내에 양기를 기르고 면역력을 높이는 치료법입니다. 여름철 배앓이를 자주 하는 아이들은 초복, 중복, 말복에 10일 간격으로 시행하는데, 강즙, 백개자, 세신 등 따뜻한 약재로 구성된 삼복첩을 혈자리에 부착하여 소화기와 호흡기를 보강합니다.
여름에 지나치게 차가운 것을 피하고 적당히 덥게 지내면 자연과 인체의 균형이 조절되고 체내 양기가 보충될 수 있습니다. 특히 소화기관이 약한 아이들의 경우, 배앓이 예방수칙을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일상에서 다음과 같은 생활 습관을 유지하면 배앓이를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여름철에는 특히 아이들이 체온 조절이 어렵기 때문에, 부모님의 세심한 관리와 주의가 필요합니다. 위의 예방 수칙과 생활 습관을 잘 지켜 아이들이 건강하고 즐거운 여름을 보낼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